2024. 11. 19. 12:17ㆍArticle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진입문자들이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를 많이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처음에 사진 입문했을 때 특히 iso에 대해 많이 헷갈렸었다. 이 세 가지 기능은 모두 노출을 결정하는 역할들을 하지만 많은 사진 참고서나 유튜브에서 설정값에 따라 어떤 효과들이 생기는지만 단순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가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단순한 결과에 대한 암기보단 옅은 원리라도 알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글을 쓰게 되었다.
먼저 셔터스피드부터 이야기하자면, 셔터스피드는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시간을 말한다. 셔터스피드는 1s, 1/60s 1/2000s 등으로 표기하는데, 1s는 1초 동안 셔터가 열려있다는 뜻이고, 1/60s는 0.0167초만큼, 1/2000s는 0.0005초 만큼 셔터가 열린다는 뜻이다. 즉 분모의 숫자가 커져 짧은 시간동안 셔터가 열린다면(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면) 짧은 시간 사이에 빛을 수광하기 때문에 어두워진다. 반대로 분모의 숫자가 작아진다면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더 긴시간 동안 셔터가 열려 있어 빛을 더욱 많이 수광할 수 있다.
또한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여 사진을 찍는다면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경기나, 무대공연 같은 상황에서 인물이 흔들리지 않고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반대로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여 사진을 찍는다면 순간포착이 아닌 움직임이 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자동차 불빛의 궤적 같은 걸 찍고 싶다면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촬영하면 된다. 많은 카메라에서 1초 이상으로도 셔터를 열 수 있다. 흔히 장노출이라고 불리는 사진이다. 야경을 찍을 때, 자동차의 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게 될 때가 많은데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사진이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조리개는 렌즈에 장착되어 있는데, 렌즈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는 장치이다. 조리개는 f2.8, f4, f16등으로 표시가 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조리개를 개방한다고 표현하며 사진은 밝게 나온다. 반대로 숫자가 높으면 조리개를 조인다고 표현하며 사진이 어둡게 나온다. 조리개에서 저 숫자들을 정확히 표기하자면 1:2.8, 1:4 등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초점거리:조리개의 구멍 크기이다. 만약 100mm 렌즈를 f2로 세팅한다면 50mm의 지름의 구멍으로 빛이 통과하고 같은 방식으로 100mm 렌즈에서 f8로 찍는다면 12.5mm의 지름의 구멍으로 빛이 통과한다. 즉 숫자가 커지면 조리개를 조인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조리개를 개방하면 빛이 통과하는 면적이 커져서 노출이 밝게 나오게 된다.
조리개를 개방할수록 아웃포커싱 효과가 생기는데, 그 이유는 조리개를 개방하면 렌즈를 통과하는 면적이 넓어지면서 피사체와 렌즈의 거리 차이에 따라 각 광선들이 모이는 초점이 서로 다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점이 맞는 거리 이외의 피사체는 빛이 정확히 모이지 않아 흐릿하게 된다. 반면 조리개를 조이면 빛이 좁은 구멍을 통과하게 되어 광선이 모이는 초점이 모아져 선명한 팬포커스가 된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는 직관인 기기의 움직임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iso는 조금 복잡하다. iso는 감도 또는 민감도를 의미한다. iso는 100, 200, 400, 800등으로 표현 되는데, 100이 기준 감도이고 숫자가 2배 커질수록 감도도 2배 커진다.
필름 시절의 감도랑 디지털에서의 감도는 다르다. 과거 필름 시절의 감도는 필름에 함유된 은입자의 크기와 밀도로 조절하였다. 낮은 iso 필름은 작은 은입자를 써서 빛에 덜 민감하다. 특히 작은 은입자를 통해 세밀한 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었고, 필름의 입자감이 적기 때문에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높은 iso 필름은 큰 은입자들을 사용하여 빛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적절한 노출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큰 입자들 때문에 디테일이 떨어지고 거칠게 보이게 된다. 또한 필름의 iso는 필름 자체의 은입자 크기와 밀도가 정해져있어서 촬영을 시작하면 임의로 바꿀 수 없었다.
디지털 iso는 필름처럼 센서를 바꾸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픽셀의 크기를 조절하진 않는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에선 비슷한 기술이 사용되곤 한다. 고화소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픽셀들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픽셀처럼 사용하여 화소 수를 줄이는 대신 빛의 수광 면적을 확보하는 기술을 쓰기도 한다.- 디지털 센서의 감도는 전자적 증폭 개념이다. 이를테면 8bit 사진이라 생각했을 때 가장 어두운 부분은 0, 가장 밝은 부분은 255로 총 256단계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8bit로 작동되는 센서가 있다고 치자. iso를 100(기준 감도)으로 두고 한 번은 아침에 흰 색인 벽을 찍었더니 200만큼의 빛이 기록되었다. 하지만 밤에 흰색벽을 찍으니 25만큼의 밝기가 기록되었다. 아침과 같은 밝기의 사진을 찍고 싶다면 iso를 높여 증폭하면 된다. iso 감도의 숫자가 2배 커지면 사진이 2배 밝아지니, iso 800으로 놓으면 200만큼의 밝기가 센서에 기록될 것이다.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자면, 가끔 유튜브에서 오래된 음원을 들으면 아주 작게 녹음된 음악들을 접할 수 있다. 이럴 때, 스피커 소리를 강제로 키우게 되면 음악 소리들은 커지지만, 어떤 노이즈도 함께 들리게 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iso를 높이면 노출이 밝아지지만, 전기적 증폭으로 인해 노이즈가 생기기 마련이다.
추가로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는 정해진 값들이 있는데, 먼저 셔터스피드는 1s, 1/2s, 1/4s, 1/8s, 1/15s, 1/30s, 1/60s, 1/125s, 1/250s, 1/500s, 1/1000s, 1/2000s, 1/4000s로 정해져 있다. 1초 이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bulb모드도 있는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선 1초 이상의 시간들도 세팅하여 찍을 수 있다, 또한 전자식 셔터가 들어오면서 더 빠른 셔터 스피드까지도 가능하다. 조리개는 f1, f1.4, f2, f2.8, f4, f5.6, f8, f11, f16, f22, f32, f45, f64로 정해져 있다. iso는 100, 200, 400, 800, 1600, 3200, 6400 등으로 표기 되는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선 더욱 높은 iso까지 가능하다. 이 값들은 과거 필름 카메라부터 약속된 값들이기 때문에, 모든 카메라에서 같은 설정으로 촬영을 할 수가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선 더욱 세부적인 조절을 위해 각각 값들 사이에 1/3스탑씩 조절 가능하게 만들었다. -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iso모두 한 단계 차이를 한 스탑 차이라고 하며, 노출이 2배 차이 나도록 일정하게 만들었다. 가령 1/125s f11 iso200으로 찍다가 아웃포커싱을 위해 f8로 낮춘다 했을때 1/250s iso200 또는 1/125s iso100으로 촬영해도 노출이 변하진 않는다. 규칙을 가지고 일정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가 각각의 역할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노출의 3요소로 함께 묶여 이야기 되는 것이다.
사진에서 노출을 결정하는 3요소인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에 대해 정리하였다. 각각 값이 변화면서 생기는 효과에 대해선 단순히 책과 인터넷의 자료를 보는 것보단 직접 사진을 찍으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알맞은 나만의 값들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만의 값들을 알기 위해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iso의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일이든 기본기가 중요하다 이야기 하는데, 이 3요소가 사진의 기본이다. 이것들을 제대로 알고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기는데, 가령 촬영을 하다가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도 온다. 이를테면 선명한 이미지를 찍고 싶어서 셔터스피드를 올려 안 흔들리게, 조리개를 조여 초점이 다 맞아 선명하게, iso를 낮춰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미지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있지만, 이렇게 조절할 수 있는 완벽한 순간은 쉽게 접할 수 없다. -스튜디오에선 조명을 쓰면 되지만, 행사나 여행 등에선 사용하기 어렵다.- 이럴 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셔터스피드를 낮추거나, iso를 조금 올리거나, f값을 낮추거나, 무언가 해야 한다. 이것을 어떻게 찍을 지 판단 해야하며, 이것들 판단하는 것은 오직 카메라를 쥐고 있는 작가가 해야한다. 값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작가 자신만의 숫자들은 기본 이론과 함께 여러 번 촬영을 해보며 경험을 통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 / 자료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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